다양한 커피 종류인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테, 카푸치노, 모카, 콜드브루 중 오늘은 에스프레소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에스프레소의 역사
커피의 역사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17~18세기에는 커피가 베니스의 상인들을 통해서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이 시대의 유럽인들은 터키식 커피(Turkish coffee)를 주로 마셨습니다.
커피가루와 설탕을 함께 넣어 끓인 후 커피가루를 천에 걸러서 마시는 방법이 터키식 커피이고, 여기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필터에 커피가루를 먼저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내려 먹는 드립 커피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먹는 방식은 4~5분의 시간이 필요해 당시의 많은 카페 손님들에게 커피를 제공해 줄 수 없는 단점이 있었고, 이 단점을 개선하고자 1800년대 후반 이탈리아에서 압력 하에 빠르게 커피를 만드는 개념이 시작되었습니다. Angelo Moriondo는 1884년에 튜린에서 증기 구동 커피 음료 제조 장치에 특허를 받았지만, 널리 채택되지는 않았습니다.
1901년, 밀라노의 발명가 Luigi Bezzera는 Moriondo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미세하게 분쇄된 커피를 통해 뜨거운 물을 강제로 내보내는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이 기계는 빠른 커피를 생산했는데, Bezzera는 이를 이탈리아어로 "espresso"라고 불렀고 이는 “압축된, 빠른”을 의미합니다. Desiderio Pavoni는 1905년에 Bezzera의 특허를 사고 La Pavoni 브랜드로 상업적으로 에스프레소 기계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948년에 Achille Gaggia가 첫 번째 레버 작동 에스프레소 기계를 발명했습니다. 이 기계는 스프링 피스톤 레버를 사용하여 더 높고 일관된 압력을 제공하며, "crema"라고 알려진 더 두꺼운, 크리미한 커피를 만들었습니다. 이 발명으로 오늘날 잘 알려진 형태의 에스프레소 커피가 제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에스프레소의 향과 맛
최초로 해외여행 방문지인 호주 시드니에서 저는 처음으로 에스프레소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국내에서 믹스커피를 주로 마시던 상황이라 다른 커피들에 대하여 잘 모르는 상태에서 메뉴판에서 가장 저렴한 커피를 아주 자연스럽게 주문하게 되었고 당시 엄청 조그만 잔을 보고 놀랐고 사약 같이 쓴 커피 맛에 추가로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결국은 버리기 아까워서 억지로 물과 같이 다 마셨고, 이후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그것이 에스프레소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드립 커피보다 농도가 짙고, 카페인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커피의 향은 휘발성이라 일반적인 드립 커피에서는 날아가는 향을 커피에 녹일 수 없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기계를 통해 밀폐된 커피 홀더에 압력이 더해진 뜨거운 물을 통과시킴으로써 커피의 휘발성 향이 마시는 커피 속에 녹아들어 가 좀 더 진한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는 부드러운 적갈색의 크레마층이 필수이고 커피의 향을 즐기기에 알맞은 60~70도가 적절하고, 풍부하고 약간 쓴 듯하면서도 산뜻한 모든 맛이 잘 균형 잡혀 있어야 한다.
에스프레소의 종류
- 리스트레토(Ristretto), 이탈리아어로 “농축하다, 응축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15~25mL의 적은 양으로 가장 진하게 추출합니다.
- 롱고(Lungo), 영어의 길다(Long)라는 의미로 35~45mL의 양으로 에스프레소보다 조금 더 길게 추출합니다. 국내의 이탈리아 브랜드 카페에서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대신 롱고를 추천해 주기도 합니다.
- 도피오(Doppio), 영어의 더블(Double)을 의미하며 에스프레소 두 잔을 한 잔에 추출하기 때문에 40~60mL를 제공하고 좀 더 기분 좋은 쓴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추천 드리고, 단 맛이 강한 조각 케이크나 초콜릿과 같이 드시면 좋습니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아메리카노, 라테, 카푸치노 등은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추가된 메뉴들로 다음 기회에 다뤄 보겠습니다.
에스프레소 마시는 방법
에스프레소는 신선할수록 맛이 좋기 때문에 가능한 원두를 직접 갈아서 사용하거나(현실적으로 집에 에스프레소 기계가 없으면 힘들죠) 매장에서 신선한 원두를 사용했는지 확인해 보고,만들어진 커피의 향을 맡으며 크레마를 맛본 후 천천히 작은 모금으로 마셔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 번에 크게 마시면 에스프레소의 복잡한 맛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쿠키 정보
#베니스의 상인
베니스의 상인은 영국의 셰익스피어가 16세기 후반에 쓴 희곡 제목으로 유명하고 베니스라는 배경을 통해 당시의 상업적,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만, 실제 16세기 후반의 베니스는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유럽과 동방의 중개 무역 중심지로 향신료, 비단, 곡물, 귀금속 등을 거래하며 부를 축적하였고 당연히 커피도 중요한 무역품 중에 하나로, 이들을 통해 커피가 유럽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스프링 피스톤 레버 머신
우리가 카페에서 흔히 보는 에스프레소 기계가 펌프로 필요한 압력을 형성하는 방식과 다르게 약 10kg의 힘으로 레버를 직접 당겨 스프링을 압축해서 스프링 장력이 피스톤을 아래로 눌러 챔버 안의 물을 밀어내어 커피를 추출하는 기계 장치로, 현재도 좀 더 풍부한 맛을 느끼고자 하는 경우나 시각적인 감성을 느끼고자 사용하는 경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